3일 밤을
뜬눈으로 지새우다
나는 누구든 인공지능 (AI, artificial intelligence)에 대해 제대로
알게 되면 최소한 3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게 될 것이라 믿는다.
생성형 AI 시스템을 몇 시간만 써 보면 깨닫게 된다.
ChatGPT 같은 서비스를 구동하는 기술인 대규모 언어
모델 (LLM, Large Language Model )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
생각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작동하지 않는다. 마치 사람처럼
작동한다. 아주 낯설고 생소한 이 기술이 머지않아
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생각이 확연해진다.
흥분과 불안이 뒤섞인 감정 속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면서
이런 의문에 사로잡혔다. ‘내 직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?
우리 아이들은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? AI가 진
짜로 생각이라는 걸 할 수는 있는 걸까?’ 한밤중에 이런
생각에 빠져 있다가 다시 키보드 앞에 앉아 해결하기 힘
든 질문을 입력하고 AI가 그 요청을 처리하는 모습을 지
켜본다. 그리고 세상을 뒤바꿀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됐으며,
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누구도 정확히 말할 수 없다는
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.
컴퓨터가 내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, 나는 기술 혁신
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AI의 응용, 그중에서도 특히 학습에
AI를 적용하는 작업에 오래전부터 참여해 왔다. 지금껏
실현된 기술은 그간 AI 분야에서 거창하게 내세웠던
가능성에 비하면 미흡한 수준이다. 지난 수십 년 동안 AI
기술이 획기적으로 진보할 거라 예상했지만, 자율주행에서
개인 맞춤형 교육에 이르기까지 실용적인 활용 사례는
늘 지루할 정도로 느리게 발전했다. 이 기간에 나는 오픈
AIOpenAI의 GPT 모델을 포함해 여러 AI 도구를 꾸준히 시험했다.
내 연구에서는 AI 기술을 도입할 방법을 구상하고,
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에게 AI를 사용하게 했다. 그래서
2022년 11월 챗GPT가 출시된 직후부터 뜬눈으로 지새우는 밤이 시작됐다.
이 새로운 모델을 살펴본 지 단 몇 시간 만에, 이전
GPT 모델에 비해 엄청난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.
챗GPT가 출시된 지 나흘째 되던 날, 나는 학부생을 대상으로
하는 창업 수업에서 이 서비스를 시연하기기로 마음먹었다
. 당시 챗GPT를 아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. 나는 학생
들 앞에서 AI가 어떻게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, 사업 계
획서를 작성하며, 그 사업 계획서를 시로 바꾸고(물론 실제
상황에서 그럴 일은 별로 없겠지만), 공동 창업자의 역할을 수행
하는지 보여 주었다. 수강생 중 키릴 나오모프 Kirill Naumov라는
학생은 그날 수업이 끝나기 전에 창업 프로젝트 과제의
시범 모델을 제작했다. 《해리 포터》에서 영감을 받아
만든 동영상 액자로,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에 반응하는
구조였다. 그는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라이브러리를
이용해서 예상보다 절반도 안 되는 시간만 들여 자신이
구상한 모델을 구현했다. 그리고 다음 날 벤처캐피털의 투자 제의를 받았다.
– 저서 “듀얼 브레인” 중에서
